쿠키/단맛

[대림역] 제주도초밥

자리끼 2021. 7. 3. 19:17

 클라이밍을 재밌게 하고 나오니 7시, 저녁 먹을 시간이다. 대림역에 사는 선배가 있어서 진작에 근처에 밥 먹을만한 데가 있냐고 물어봐놨다. 선배가 파스타, 국밥, 초밥 3곳을 알려줬는데 초밥이 가장 적당한 거 같아서 초밥집을 하나 알아왔다고 강원이랑 정호한테 말했다. 

 

 카카오맵을 켜고 골목길에서 골목길로 움직였다. 클라이밍 센터에서는 한 마디도 못하고 쭈그려있던 정호가 밖으로 나오니 갑자기 활어처럼 입만 파닥파닥 살아났다. 정호한테 제발 입 좀 그만 털라고 말하니 가게에 도착했다.

 

가게 정면 / 가게 메뉴판

 

 어두운 골목에서 장사 나 혼자 한다는 것처럼 가게가 밝게 빛나고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가게에 들어가니 조용한 실내에 클래식 소리가 떠돌고 있어서 기분이 좋아졌다. 마주 보는 테이블은 없고 벽면 테이블만 있었다. 홀에서는 할머니가 우리가 앉는 자리에 물티슈를 가져다주시려고 하고 있었고 주방에서는 할아버지가 주문이 들어오길 기다리고 계셨다. '노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인가 보네'. 자리에 앉아 벽에 붙은 메뉴판을 들여다봤는데, 메뉴판이 전부 수기라는 게 재밌었다. 할머니가 손님들 볼 걸 생각해서 회덮밥이나 냄비우동 그림을 그리셨을 걸 상상하면서 버릇없게도 귀엽다는 생각을 해버렸다. 그러면 저 추천 메뉴가 바뀌면 할머니가 또 적어서 붙여두시는 걸까?

 

 나는 오늘모듬초밥, 정호는 냄비우동 셋트, 강원이는 오늘모듬초밥 2개를 시켰다. 선배가 가격이 싸서 부담 없이 초밥 먹기 좋은 가게라고 했는데 8000원이라니 진짜 싸다.

 

오늘모듬초밥(우)

 

 맛있게 잘 먹었다. 다 먹고 나니 양이 조금 부족해서 아쉬웠긴 했지만 애초에 가격만큼은 했다고 생각해서 불만은 없었다. 집 근처에 있는 가게였다면 초밥이 먹고 싶을 때 부담 없이 찾아올 가게였을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