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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단맛

[철산역] 스너그로스터리

 강원이랑 조용히 하고 싶은 얘기가 있었다. 망고플레이트에서 카페를 몇 개 찾다가 '스너그로스터리'의 침착한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어 골랐다.

 

 강원이한테 전화를 걸어 어차피 정호는 늦을테니 그때까지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자고 말했고

"너 게이야? 카페는 쌉게이들이나 가는 거지, 응 난 안 가"

강력한 반대의사가 돌아왔다. 나는 남자끼리 무슨 카페냐며 싫다 하는 강원이를 가보고 싶은 카페도 있고 돈도 내가 낼 테니 제발 가달라고 설득했다.

 

 리뷰에서 카페가 작고 외진 곳에 있어서 찾기가 힘들다고 적혀있더니 정말이었다. 외진 곳에 있는 게 아니라 뜬금없는 장소에 카페가 있었다. 지도를 보면서 찾아갔는데도 찾을 수가 없어 그 주변을 빙빙 돌기만 몇 번. 길 가운데 뜬금없이 세워져 있는 자그마한 푯말을 보고 나서야 - 너무 작아 읽지도 않고 있었는데, '스너그로스터리'라고 적혀있다. - 카페를 찾을 수 있었다. 카페가 주차장 안쪽에 위치했을 줄은 생각도 못했다. 주차장 안쪽에 있어 길에서는 보이지도 않고 간판도 없이 있는 거라곤 작은 푯말. 찾아가는 길만큼은 이색카페였다.

 

 카페에 들어가자마자 꺄르륵 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렸고 그 곳에는 어려 보이는 여직원 둘 남직원 하나가 있었다. 여직원 둘이서 남직원을 놀리며 즐거워하고 남직원은 머쓱하게 웃고만 있었다. 내게는 없던 청춘시절이 거기에 있었다. 부럽다는 감정을 느끼며 먼저 자리를 잡기 위해 안쪽으로 들어갔다. 

 

 실내 테이블 2개, 야외 테이블 3~4개. 작은 카페다. 이런 작은 카페에 직원을 무슨 3명이나 쓸까? 커피가 무진장 맛있지 않으면 납득할 수가 없다. 그리고 카페 위치가 주차장 안쪽에 위치해서 야외 테이블은 주차장 옆에 테이블을 던져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콜드블루(뒤) & 수제바닐라라떼(앞)

 

 내 꺼는 수제바닐라라떼로, 강원이는 아아를 부탁했지만 그냥 더 좋은 거 마시게 해주고 싶어서 콜드블루를 시켰다. 리뷰에서 수제바닐라라떼가 맛있다고 해서 시켰는데 영 아니다. 단맛이 맹하다. 이 커피집의 매력이라고 말할 음료는 아니다. 콜드블루도 그냥 콜드블루였다.

 

 조금 기다리니 강원이가 도착했고 가게가 조용해 우리 얘기가 옆 테이블에 들릴까 싶어 우리는 야외테이블로 자리를 옮겼다. 대화했다.

 

 분위기가 정말 단정하고 조용한 카페이다. 하지만 그뿐이다. 맛있는 커피를 바라지는 마라. 책 읽기 좋은 카페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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