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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단맛

[성신여대역] 버거파크

 햄버거가 먹고 싶다고 말하니 승연이가

"지나다니면서 맨날 보던 햄버거집이 있는데 언제 한 번 가봐야지 라고 생각만 하고 안 가본 데가 있거든? 거기로 가자.그리고 바로 옆에 미용실 있으니까 머리도 자르고."

고 말했다. 내 눈에는 이쁜 머리인데, 승연이 눈에는 거지꼴인가보다.

 

 머리 먼저 자르기로 하고, 미용실에 들어갔다. 이 미용실은 재밌는 게 강아지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다. 사장님이 키우는 강아지라고 한다. 소형견부터 사람보다 큰 대형견까지 미용실 이곳저곳을 누비고 있다. 강아지를 무서워하는 사람이라면 올 수 없는 미용실이겠지만 나는 개를 좋아해서 오히려 반가웠다. 솔직히 머리 자르고 있는 중에 심심한데 밑에서 강아지가 내 주위를 한 바퀴 돌고 있는 모습을 보면 즐겁다. 머리를 다 자르고 미용사가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들을 쓸어 담는데 쓰레받기를 보니 내 머리 반, 강아지 털 반이다. 여긴 아마 자른 사람 머리보다 떨어진 강아지 털이 더 많을 거다. 

 

 복학 이후로 긴 머리를 고수하고 있었는데 승연이가 자꾸 짧은 머리를 원해서, 그냥 자르는 김에 확 잘랐더니 실수를 했다. 원래 뒤통수에 흉터가 있어서 머리카락이 안 자라는 부분이 있어서 원래는 흉터 안 보이게 길이 조절해달라고 말하지만 오랜만에 하는 짧은 머리라 깜빡 잊었다. 모자를 챙겨 와서 다행이다. 멍청한 땜빵을 모자로 숨기고 우리는 바로 옆에 버거파크로 들어갔다.

 

 수제버거라 만드는데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가게에 배달이 워낙 많아서 우리 음식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꽤나 걸렸다. 배달부들이 헬멧을 쓰고 밖에 쫘르륵 서계시는데 파워레인저같다. 기다리는 배달부의 숫자가 이 집이 맛집이라는 증명이겠거니 생각하며 기다렸다. 햇빛이 따가운 날씨라 안에 들어와서 기다리는 건 안되나?

 

아보카도치즈버거 & 베이컨치즈버거 / 치즈스틱

 

 내가 먹은 수제버거 중에 가장 맛있었다. 문득 군인이었을 때 압구정에 쉑쉑버거가 생겼다고 해서 후임이랑 같이 휴가 나와서 갔다가 실망했던 기억이 났다. 버거파크에 비하면 쉑쉑버거는 shitshit버거다. 수제버거를 몇 개 먹어봤지만 다들 실망스러웠는데 여기는 진짜 만족했다. 이 정도는 돼야 앞에 수제를 붙이지.

 

 다른 테이블은 다 치즈스틱을 시켰길래 우리도 대세에 편승해 치즈스틱을 시켰고 대세에는 이유가 있었다. 저 기다란 치즈스틱 안에는 무려 치즈가 들어있다. 애초에 맛있는 치즈를 맛있게 튀길 생각은 누가 했을까? 아마 맛은 잘 알지만 건강은 잘 모르는 사람이었을 거다. 그래야 이 정도로 맛있는 음식을 발견할 수 있다.

 

 승연이하고 정말 맛있게 먹어서 또 생각이 나는 바람에 며칠 후에 한 번 더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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