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 대체제로 정호랑 성수동에 놀러갔다. 크리스마스에 다른 친구들은 다 여자친구랑 노는데 자기는 남자새끼랑 논다고 계속 옆에서 투덜거리는데, 지가 여자친구 없는 게 내탓인가? 지탓이지. 하지만 생각은 생각으로 그치고 입으로는 암요 다 제 잘못임다, 하면서 비위를 맞춰줬다.
나는 고기를 구워먹고 싶었고 성수역에서 만나기로 해서 근처에 뭐 있나 좀 검색을 해봤더니 꿉당이라는 가게가 괜찮아보여서 꿉당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웨이팅이 있다는 리뷰를 봤고 이 추운 날씨인데 바깥에서 웨이팅을 할 엄두도 안 났다. 그래서 저녁을 일찍 먹어서 웨이팅은 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5시에 갔다.
정호보고 이쁘게 좀 있어보라고 했지만 자기가 아무리 포즈 잡아봤자 이쁘게 나올 수 없는 태생이라는 걸 자기도 아는지 추위 피하는 조난자마냥 앉아있길래 그냥 찍었다.
우리는 일찍 가서 웨이팅 없이 바로 들어갔고 6시쯤부터는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우린 바로 쑥 들어와서 못 보고 지나쳤는데 가게 앞에 난로와 의자가 있어서 웨이팅하는 사람들이 거기에다가 손을 녹이며 잠시 추위를 견디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사진의 정문 왼쪽을 잘 보며 보인다. /
고기는 KOKUMI 목살로 시켰고 KOKUMI 쌀밥에다가 강변 외할머니 된장찌개를 시켰다. / 된장찌개 사진을 안 찍었다는 걸 글을 적으면서 알아서 기분이 언짢다. 정호보고 있냐고 물었는데 걔도 안 찍었단다, 도움이 안되는 새끼다. /
고기는 점원이 구워주는데 솔직히 그냥 목살이다. 당연히 맛있지만 색다른 맛은 아니다. 머릿 속으로 생각하는 바로 그 목살 맛이다. 그런데 밥이 다르다. 메뉴판을 봤을 때부터 밥 주제에 건방지게 돈을 3천원이나 받길래 감히 공깃밥 천원이 암묵적 합의인 대한민국에서 뭐 얼마나 대단하길래 감히 3천원이나 받나 했지만 먹어보면 의문이 풀린다. 진짜 맛있다. 건방진 건 감히 3천원씩이나 받는다고 무례한 생각을 했던 나였다. 색을 봐서는 간장양념같은 걸 넣고 밥을 한 거 같은데 잘 모르겠다. 그저 엄청 맛있다는 것만 안다. 남자 둘이서 고기는 2인분만 먹었는데 쌀밥은 4공기 먹었다. 된장찌개는 안 시키는 걸 추천, 쌀밥과는 다르게 8천원이나 받는 게 정말 건방진 놈이다. 차라리 쌀밥 2공기 더 시키는 게 훨씬 나을거다.
3번째 사진을 보면 밥 위에 고기가 올라가있는데 저거 내가 올린 거 아니다. 점원이 지금 먹어야 맛있다며 올려주셨다. 심지어 밥 한숟갈 뜨면 바로 거기다가 고기 한 점 올려주신다. 반찬도 올려준다. 어머니가 떠오를 지경이다. 서비스가 고기 굽는 거에서 멈추지 않고 먹는거까지 도와준다니 한 발짝 도약한 서비스 정신이 아닐 수 없다.
당황스러워서 "와 여기 서비스가 대단하네요."라고 말했더니 점원은 "크리스마스에 남자 둘이서 오셨길래 서비스해드리는거예요." 라고 대답했다. 그런 동정심 필요없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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